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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입시생을 처음 만났을 때 선생님은 무엇부터 볼까?

피아노 입시를 고민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라면 첫 레슨에서 선생님이 무엇을 보는지 궁금할 수 있다. 특히 실기 경험이 많지 않은 학생이라면 현재 피아노 실력만으로 입시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도 궁금할 것이다.

나는 피아노 첫 레슨에서 학생이 곡을 얼마나 잘 치는지만 보지는 않는다. 학생이 연주하는 소리를 듣고, 몸을 살펴보고, 한 부분을 직접 바꿔보면서 그 변화에 학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잘 치느냐보다 지금의 연주를 바꿀 수 있느냐에 가깝다.

피아노 첫 레슨에서는 먼저 학생의 소리를 듣는다

학생이 준비해 온 곡을 연주하면 나는 먼저 소리를 듣는다.

소리가 고르게 나는지, 필요 이상으로 힘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음의 흐름에 따라 몸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음악적으로 표현하려는 것과 몸의 움직임, 실제로 나는 소리가 서로 잘 맞는지도 함께 본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소리를 자세히 듣기 전부터 문제가 보이기도 한다.

손이나 팔에 힘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거나 몸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움직이는 경우다. 이런 모습이 분명하게 보인다면 단순히 곡을 얼마나 잘 치는지만 가지고 현재 실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 나는 소리가 학생의 능력 때문에 그렇게 나는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사용 방법 때문에 그렇게 나는 것인지를 먼저 살펴본다.

연주에서 문제가 보이면 짧은 부분부터 직접 바꿔본다

첫 레슨이라고 해서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테스트하지는 않는다.

학생이 준비해 온 곡의 한 페이지를 볼 수도 있고, 한 마디만 짚어서 고쳐볼 수도 있다. 에튀드인지 소나타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학생의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실제 연주를 한번 바꿔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부분에서 지나치게 힘을 주고 있다면 그 부분만 다르게 움직여 보게 한다. 리듬이 고르지 않다면 그 원인을 찾아 다른 방법으로 연주해 보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시 연주하게 한다.

이때 단순히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는가”만 보는 것은 아니다. 설명을 들은 뒤 학생이 무엇을 이해했고, 그 이해가 실제 연주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본다.

학생의 반응을 보면 가르치는 방법도 달라진다

같은 설명을 들어도 학생마다 반응은 다르다.

어떤 학생은 소리가 달라진 것을 바로 알아차린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아, 이렇게 하니까 소리가 다르구나” 하고 스스로 느끼기 시작한다.

이런 학생은 수업을 통해 자기 연주를 조금씩 발견해 나갈 수 있다.

반드시 귀가 좋은 학생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소리보다 설명을 이해하는 힘이 좋다. 귀가 트인 학생과 이해력이 좋은 학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두 가지가 모두 뛰어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자기 소리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더라도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따라 해보려는 학생이 있다. 연주가 조금씩 편해지면 그때부터 자신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가기 시작하기도 한다.

레슨에서 바뀐 것을 혼자서도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피아노 입시 레슨에서 한 번 바뀌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학생은 레슨이 끝난 뒤 혼자 연습해야 한다. 수업에서 힘을 빼는 방법을 배웠다면 혼자 연습할 때도 그 방법을 기억해야 하고, 소리를 바꾸는 방법을 배웠다면 자신의 연주를 들으면서 다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레슨에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그 변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본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한 번 해보고, 달라진 것을 느끼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현재 실력만으로 학생을 판단하지 않는다

피아노 입시 준비를 시작하는 학생 가운데는 이미 피아노를 오래 배운 학생도 있고, 실기 경험이 많지 않은 학생도 있다.

현재 연주가 부족하다고 해서 바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반대로 지금 곡을 잘 친다고 해서 입시 준비가 수월하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내가 첫 레슨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현재의 점수처럼 하나의 숫자로 정리되는 실력이 아니다.

지금 연주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를 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본다.

물론 학생과 선생님의 궁합도 있다. 설명이 자연스럽게 통하는 학생이 있고,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다른 방법으로 설명해야 이해하는 학생도 있다.

그래서 첫 레슨은 학생을 평가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선생님이 학생에게 맞는 가르치는 방법을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결국 내가 보는 것은 ‘지금 얼마나 잘 치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학생의 현재 연주에서 문제를 찾고, 그것을 실제로 바꿔보고, 그 변화를 학생 스스로 이어갈 수 있는가.

나는 피아노 입시생을 처음 만났을 때 그 과정을 먼저 본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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