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하는데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
피아노를 배우다 보면 연습을 꽤 많이 하는데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 학생이 있다.
레슨을 해보면 연습을 전혀 하지 않은 학생과는 조금 다르다. 곡을 많이 연습해 오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을 반복한 흔적도 보인다. 그런데 지난 레슨에서 이야기했던 문제가 다음 레슨에서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단순히 연습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피아노는 당연히 연습을 해야 실력이 는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연습했는지만큼이나 무엇을 바꾸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연습했는가도 중요하다.
열심히 연습하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는 학생의 특징
내가 레슨하면서 느끼는 것은 실력이 잘 늘지 않는 학생에게 꼭 연습량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열심히 연습하는데도 지난번과 비슷한 연주를 해오는 경우가 있다. 어려운 부분을 여러 번 반복했고 본인도 분명 연습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습한 만큼 연주가 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마디를 열 번 반복했다고 해보자. 그 열 번 동안 같은 방법으로만 반복했다면 연습은 열 번 했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반대로 한두 번의 연습이라도 지금까지와 다른 방법을 사용해보고 그 차이를 느꼈다면 연주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다는 말만으로는 그 학생의 연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반복했느냐보다 지금 하고 있는 연습이 실제로 연주를 바꾸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흔히 알고 있는 연습방법만으로도 충분할까?
붓점·스타카토 연습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이유
피아노를 배운 학생이라면 어려운 부분을 연습할 때 붓점이나 스타카토로 연습하는 방법을 한 번쯤은 배웠을 것이다.
이런 방법은 분명 도움이 된다. 어려운 패시지를 정리하거나 손가락의 움직임을 익히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연습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붓점이나 스타카토 연습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손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서 움직임이 막혀 있을 수 있고, 어떤 학생은 음과 음 사이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어떤 부분은 리듬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이고, 소리를 만드는 방법부터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려운 부분이 나올 때마다 무조건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연습은 계속하고 있는데 정작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
특히 기초가 약한 학생을 입시곡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 처음부터 완성된 연주를 만들어 놓고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찾아 채워가면서 연주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필요한 연습도 계속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손의 움직임을 먼저 바꿔야 하는 경우
- 불필요한 힘을 줄이는 것이 먼저인 경우
- 음과 음의 연결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
- 리듬이나 소리를 먼저 정리해야 하는 경우
연습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많은 방법을 알고 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 문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에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긴다.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해서 학생의 연습방법이 바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법을 배워도 자기 방식만 고수하면 생기는 일
내 수업에서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연습방법을 전혀 몰라서가 아니다. 레슨에서 지금 필요한 방법을 알려주고 직접 해보게 했는데도, 집에 가면 다시 자신이 익숙하게 해오던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분명 열심히 연습한 것이다. 다만 연습량은 늘었는데 연습하는 방식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익숙한 방법이 편하기도 하고, 새로운 방법은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다. 레슨에서는 이해한 것 같아도 혼자 연습할 때는 다시 원래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반대로 새로운 방법을 처음에는 조금 어색해하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은 처음부터 눈에 띄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으로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주가 편해지고, 전에는 잘되지 않던 움직임이나 속도를 스스로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연습방법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새로운 방법을 배웠을 때 실제 연습에서 적용해보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 앉아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내 연주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그 문제에 맞는 방법을 사용하고,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면 혼자 연습할 때도 직접 시도해보는 과정이 함께 필요하다.
연습을 많이 하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무조건 연습시간부터 늘리기보다, 한 번쯤 지금의 연습방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바꾸기 위해 연습하고 있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하던 방법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피아노 입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입시곡을 완성하는 것은 잘하는 부분을 계속 반복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찾아 그때 필요한 방법으로 하나씩 바꾸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