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정보공유

피아노 악보의 Accent, sfz, fz는 뭐가 다를까?

피아노 악보를 보다 보면 >나 sf, sfz, fz 같은 강조 표시를 만나게 된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Accent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도 sfz나 fz가 나오면 “세게 치라는 거 아닌가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음악에서 강조는 단순히 큰 소리를 내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같은 강조 표시라도 어떤 음을 어떻게 돋보이게 할 것인지에 따라 연주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입시곡을 연습하다 보면 이런 표시를 생각보다 자주 만나게 된다. 기호의 뜻을 알고 있는 것과 그 차이를 실제 소리로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서, 나는 학생에게 설명할 때 일상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을 예로 들어주는 편이다.

Accent는 중요한 말을 살짝 짚어주는 느낌이다

Accent는 가장 기본적인 강조 표시다. 나는 학생에게 대화할 때 모든 단어를 똑같이 크게 말하지는 않는 것처럼 생각해보라고 한다. 문장 안에서 중요한 단어가 있으면 그 단어를 조금 더 또렷하게 말하게 되는데, 그런 느낌으로 이해하면 쉽다.

피아노에서도 모든 음을 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음이 조금 더 잘 들리도록 표현한다. 조금 더 깊은 터치나 선명한 음색으로 존재감을 살릴 수 있지만, 무조건 세게 내리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Accent를 보면 “이 음을 조금 더 들어주세요”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다.

sfz는 갑자기 시선이 돌아가는 순간과 비슷하다

sfz는 Accent와 헷갈리는 학생이 많다. 둘 다 강조 표시이기 때문에 “그럼 이것도 조금 세게 치면 되나요?”라고 묻기도 한다.

나는 sfz를 설명할 때 평범하게 조용히 있던 공간에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모두의 시선이 한순간에 그쪽으로 향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로 흘러가다가 그 음에서 갑자기 강한 에너지가 들어오면 듣는 사람의 귀가 그 음으로 향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이다. “mf → sfz → mf”처럼 한 음에서 강한 에너지를 보여준 뒤 다시 원래의 흐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sfz가 나왔다고 해서 그 뒤까지 계속 강하게 연주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처럼 순간적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fz는 순간적으로 힘을 실어 앞으로 보내는 느낌이다

fz도 강조를 나타내지만 sfz와 똑같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학생에게 무거운 문을 열거나 단단한 물건을 밀어 움직일 때 처음에 순간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냥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음에 힘을 싣고 음악을 앞으로 보내는 느낌이다. 그래서 fz가 있는 음은 그 부분의 방향이나 추진력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sfz가 갑자기 강한 에너지가 들어와 순간적으로 시선을 끄는 느낌이라면, fz는 그 음에 힘을 실어 다음으로 밀어주는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고 설명한다.

세 가지를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쉬워진다

학생에게 세 가지를 한꺼번에 설명할 때는 어려운 음악 용어를 다시 외우게 하기보다 익숙한 장면을 연결해준다.

기호표시쉽게 생각하면연주에서 느껴볼 것
Accent (>)중요한 말을 조금 더 또렷하게 짚어주는 느낌그 음의 존재감을 살린다
sfz평범한 상황에서 갑자기 시선이 돌아가는 순간순간적인 에너지를 만든다
fz순간적으로 힘을 실어 무언가를 앞으로 밀어내는 느낌음악을 앞으로 보내는 힘을 준다

이렇게 생각하면 셋 모두 ‘강조’이기는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힘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왜 강조를 보면 무조건 세게 칠까?

강조 표시를 처음 배운 학생들은 대부분 손에 힘을 더 주려고 한다. 악보에 >나 sfz가 보이면 손가락을 더 세게 누르거나 팔에 힘을 주는 식이다.

그런데 그렇게만 하면 소리가 커질 수는 있어도 음악 안에서 그 음이 왜 중요한지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소리가 거칠어지고 앞뒤 음과 연결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강조 표시가 나오면 먼저 “얼마나 세게 칠까?”를 생각하기보다 “이 음을 왜 강조했을까?”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같은 sfz라도 곡에 따라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강조 표시라고 해서 모든 곡에서 똑같은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작곡가와 곡의 분위기, 앞뒤의 음악에 따라 그 음이 만들어내야 하는 느낌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을 연주하면서 sfz가 나왔다면 음악의 긴장이나 강한 대비를 생각할 수도 있고, 쇼팽에서는 멜로디의 흐름 안에서 그 음이 더 깊게 들리도록 표현해야 할 수도 있다. 드뷔시처럼 음색과 색채의 변화가 중요한 음악이라면 단순히 큰 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악보에 sfz가 하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세게”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다. 그 음이 앞뒤 음악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강조 표시를 보면 먼저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입시곡을 연습하다 보면 악보에 있는 작은 기호 하나 때문에 연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학생은 기호를 보고도 손에 힘을 주는 것부터 생각하기 쉽다.

나는 그래서 강조 표시를 발견하면 잠깐 멈춰서 생각해보라고 한다.

  • 이 음을 다른 음보다 조금 더 들려줘야 하는 걸까?
  • 갑자기 에너지가 들어오는 순간일까?
  • 이 음에 힘을 실어서 음악을 앞으로 보내야 하는 걸까?
  • 앞뒤 음악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이 어울릴까?

이렇게 한번 생각하고 나서 연주해보면 같은 악보라도 전과 다른 소리가 나올 수 있다.

Accent, sfz, fz는 모두 ‘강조’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안에서 음악을 움직이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악보에 있는 기호를 단순히 뜻으로만 외우지 않고, 내가 아는 장면과 연결해서 이해해두면 연주할 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강조 표시를 보면 “얼마나 세게 칠까?”보다 먼저 “이 음은 왜 특별할까?”를 한번 생각해보라고 한다.

ensoul411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