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피아노 인포 피아노 인포

피아노 무대에서 실수했을 때, 연주 태도가 중요한 이유

연주하다가 틀리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는 학생이 있었다. 학생에게는 순간적인 반응이겠지만, 나는 이 부분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무대에서는 정확하게 치는 것뿐 아니라 실수한 뒤에도 준비한 음악을 끝까지 들려주는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악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짓는 미소와, 틀린 순간 웃어넘기는 반응은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 실수한 음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그다음부터 어떻게 연주할지는 여전히 자신에게 달려 있다.

실수 뒤의 태도도 연주의 일부다

학생이 실수한 뒤 웃어넘기는 모습을 보이면 나는 평소보다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틀린 음 자체를 나무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 자신의 연주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짚어주기 위해서다. 학생은 자신이 어디에서 틀렸는지 곧바로 알아차린다. 연습할 때 잘되던 부분이었다면 더 당황스럽고, 아쉽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그 한 음보다 이어지는 선율이나 곡의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을 수 있다. 이때 연주자가 웃거나 고개를 흔드는 등 실수에 크게 반응하면, 음악을 듣던 관심이 실수한 장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 나는 학생이 연주자의 반응도 관객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오랫동안 준비한 곡인데 한 번 틀렸다는 이유로 스스로 가볍게 넘겨버리면 아깝다. 물론 웃는 모습만으로 그동안의 노력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내가 지도하려는 것은 학생의 마음속이 아니라 무대에서 드러나는 행동이다. 실수가 생겼어도 다음 소리를 듣고, 이어지는 프레이즈를 챙기며 연주를 계속하는 것. 학생이 자신의 연주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그 마음이 실수 이후의 태도에도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에서 나온 미소와 실수 뒤의 웃음

진지하게 연주하라는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굳은 표정을 지으라는 뜻은 아니다. 밝고 경쾌한 음악을 치며 즐거움이 드러날 수도 있고, 유난히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구간에서 미소가 날 수도 있다. 음악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정까지 감출 필요는 없다. 내가 구분해서 보는 것은 실수에 반응하느라 음악에서 잠시 벗어나는 순간이다. 같은 웃음처럼 보여도 음악을 느끼며 다음으로 이어가는 것과, 틀린 자신에게 반응하다 다음 음을 놓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웃었느냐, 웃지 않았느냐만으로 연주 태도를 판단하지는 않는다. 얼굴은 아무렇지 않아도 한 번 틀린 뒤부터 소리를 대충 내거나 마무리를 서두른다면 그 역시 돌아봐야 한다. 반대로 순간적으로 표정이 달라졌더라도 곧바로 음악에 집중해 끝까지 표현했다면, 그 이후의 연주도 함께 보아야 한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표정을 숨기는 요령보다 실수에서 다시 음악으로 주의를 돌리는 연습이다.

연주 중 나타나는 모습살펴볼 점
음악을 느끼며 짓는 미소곡의 분위기와 표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틀린 순간 나오는 웃음실수에 반응하느라 다음 박이나 음을 놓치지는 않는가?
표정은 그대로지만 급해진 연주빨리 끝내려는 마음에 템포와 마무리가 달라지지는 않았는가?
실수 뒤에도 이어지는 표현준비한 강약과 프레이즈를 계속 챙기고 있는가?

이 표는 표정마다 점수를 매기기 위한 기준이 아니다. 실수한 뒤 얼굴에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를 넘어, 실제 연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기 위한 질문이다.

무대의 연주 태도는 연습할 때부터 구분한다

연습 중에는 틀린 부분에서 멈추고 다시 확인해야 한다. 뜻대로 되지 않아 웃을 수도 있고, 손번호를 바꾸거나 속도를 낮추며 같은 구간을 여러 번 시도할 수도 있다. 그 과정까지 무대처럼 긴장하며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 곡을 사람 앞에서 들려주는 상황은 평소의 부분 연습과 구분해야 한다. 틀릴 때마다 멈춰서 반응하고 다시 시작하는 방식만 익숙하다면, 끝까지 이어서 연주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래서 무대를 준비할 때는 고칠 부분을 연습하는 시간과 한 곡을 끝까지 들려보는 시간을 따로 가져보면 좋겠다. 전체를 연주하는 동안에는 실수한 자리에 되돌아가기보다 다음 박과 프레이즈를 이어간다. 연주를 마친 뒤에는 어려웠던 부분으로 돌아가 무엇이 잘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틀린 음을 무시하자는 뜻이 아니다. 실수를 고치는 일과, 실수가 생긴 상황에서도 연주를 마치는 일을 각각 연습하는 것이다.

연습 상황집중할 내용
부분을 고치는 시간틀린 원인을 확인하고 필요한 방법으로 다시 연습한다.
무대처럼 끝까지 치는 시간실수가 생겨도 다음 박과 음악의 흐름을 이어간다.
전체 연주를 마친 뒤실수한 곳과 그 이후 흔들린 부분을 구분해서 살핀다.

한 번 틀렸더라도 이후의 연주가 안정적이었다면 그것도 확인할 부분이다. 반대로 작은 실수 뒤에 여러 마디가 흐트러졌다면, 처음 틀린 음뿐 아니라 그 뒤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마지막 소리까지 자신의 연주를 책임지기

연주를 마치고 나면 틀린 곳부터 떠오르기 쉽다. 준비한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날의 연주 전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그런 평가를 잠시 뒤로 미뤄야 한다. 자신에게는 이미 아쉬운 연주여도 듣는 사람에게는 아직 곡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수 이후에도 들려줄 선율이 있고, 살려야 할 강약과 마무리가 남아 있다. 나는 학생이 그 부분까지 자신의 몫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진지함은 실수한 자신을 계속 탓하는 데서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아쉬움이 생겼어도 다음에 할 일을 챙기는 모습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무대처럼 연주해본 뒤에는 틀린 음의 개수만 세기보다 다음 내용을 함께 돌아보면 좋겠다.

  • 틀린 순간의 반응 때문에 다음 음이나 박까지 놓치지는 않았는가?
  • 한 번 실수한 뒤 준비했던 강약과 프레이즈를 포기하지는 않았는가?
  • 마음에 들지 않는 연주라고 템포를 서두르지는 않았는가?
  • 마지막 음을 누른 뒤에도 소리가 끝나는 순간까지 들었는가?

무대에서 자기 연주를 책임진다는 것은 모든 음을 완벽하게 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생겨도 남아 있는 음악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틀린 곳을 돌아보고 고치는 일은 연주가 끝난 뒤에 할 수 있다. 지금 건반 위에 손이 놓여 있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음 소리를 제대로 들려주는 것이다.

ensoul411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