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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인포 피아노 인포

피아노 표현의 깊이, 삶의 경험과 다른 악기의 소리에서 배우는 것

중학생 때 피아노 레슨에서 “사랑도 안 해봤니?”라는 말을 들었다. 피아노를 치는데 갑자기 사랑 이야기가 나오니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웠다. 나이가 들면서 그 말이 조금씩 이해됐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따뜻함이나 슬픔이 살아오며 겪은 일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양한 경험은 음악에서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넓혀주는 재료가 됐다.

나이가 들면서 같은 감정도 다르게 이해하게 됐다

어릴 때도 밝은 음악과 슬픈 음악의 차이는 느꼈다. 다만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마음이 있는지까지 이해했던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같은 슬픔에도 여러 모습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과 속으로 느끼는 마음이 다를 때도 있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기도 하다. 나는 이런 경험이 음악을 표현하는 깊이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늘 밝은 면을 보며 지내온 사람과 삶의 쓴맛을 겪어본 사람이 같은 음악에서 떠올리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힘든 일을 많이 겪어야 좋은 연주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각자 살아오며 느낀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악보를 보아도 마음에 와닿는 부분과 표현하고 싶은 것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어느 한 사건을 겪고 갑자기 음악을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며 예전에 듣고도 몰랐던 말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갔다.

“사랑도 안 해봤니?”라는 말에서 따뜻한 소리를 떠올린다

지금 생각하면 “사랑도 안 해봤니?”라는 말은 부드럽게 치지 못하거나 따뜻한 소리를 내지 못할 때, 원하는 느낌을 전달하려고 하신 말 같기도 하다. 당시에는 그 감정을 연주와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몰랐다. 음과 박자를 맞추는 일과 따뜻하게 들려주는 일 사이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막연했던 것이다. 지금은 같은 멜로디라도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하듯 들려주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 단조에서 느껴지는 우울함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어둡게 친다고 내가 느낀 감정이 충분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감정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마음속 느낌과 실제로 들리는 연주를 연결해가야 한다. 나는 학생에게도 감정이나 이미지를 이야기하며 음악을 조금 더 넓게 생각하도록 돕는다. 음을 틀리지 않는 데 집중하던 학생이 어떤 소리를 내고 싶은지까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레슨에서 나눌 이야기도 달라진다.

다른 악기의 소리를 떠올리면 멜로디를 표현할 방법이 넓어진다

대학에서 레슨을 받을 때는 다른 악기의 소리처럼 연주해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악기 소리는 알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피아노로 그 느낌을 잘 표현했던 것은 아니다. 익숙한 소리를 떠올리고 내 연주와 연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바이올린을 생각하며 멜로디를 좀 더 이어보기도 했고, 가벼운 고음의 멜로디에서는 플루트를 떠올리기도 했다. 호른의 이미지는 스타카토나 테누토의 느낌을 잡을 때 사용해봤다. 이것은 악기마다 표현이 하나로 정해져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특정 구간을 연습하며 가져왔던 소리의 이미지다.

내가 떠올렸던 악기연습에서 연결해본 표현
바이올린멜로디가 이어지는 흐름
플루트가벼운 고음 멜로디
호른해당 구간의 스타카토·테누토 느낌

학생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더 연결해봐”, “조금 가볍게 쳐봐”라는 말에 익숙한 악기의 소리가 더해지면, 학생이 생각해볼 음악도 넓어진다고 느낀다. 피아노가 실제로 바이올린이나 플루트와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선율의 흐름이나 음의 느낌을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다른 악기의 소리를 알고 있다는 것과 그 이미지를 연주에 담는 것은 별개의 일이므로 바로 되지 않아도 다시 시도해본다. 연습할 때는 곡 전체를 한 악기에 비유하려고 하기보다, 지금 표현이 막힌 멜로디에서 어떤 소리가 떠오르는지 생각해봐도 좋다. 그 이미지를 가지고 다시 쳤을 때 무엇이 달라져 들리는지 확인하면, 막연했던 표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찾아갈 수 있다.

피아노 표현을 넓힐 때 생각할 것

  • 밝음이나 슬픔이라는 말에서 더 나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구체적인 감정을 떠올린다.
  • 연결하고 싶은 멜로디나 가볍게 들려주고 싶은 구간에서 다른 악기의 소리를 참고한다.
  • 떠올린 감정과 이미지가 실제 연주에서는 어떻게 들리는지 확인한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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