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피아노 선생님을 알아보는 방법
좋은 선생님을 알아보는 것도 학생에게 필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피아노 입시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 대학 입시가 끝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는 학생도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 학생에게 묻게 된다.
“레슨을 받으면서 정말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았어?”
물론 학생이 처음부터 선생님의 티칭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피아노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내가 못 치는 이유를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레슨을 계속 받다 보면 학생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레슨이 끝난 뒤 학생에게 무엇이 남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슨이 끝난 뒤, 내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 있을까?
좋은 레슨이라고 해서 매번 기분이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부분을 지적받아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다. 밤새 연습한 부분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를 새롭게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레슨이 끝난 뒤 집에 돌아갔는데 무엇을 연습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오늘 레슨에서 다음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 내가 가장 먼저 고쳐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 그 부분은 왜 잘되지 않는가?
- 집에서 어떤 방법으로 연습해야 하는가?
- 다음 레슨까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나는 학생에게 이것을 자주 다시 물어본다.
“오늘 뭐 고치라고 했지?”
이 질문에 학생이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적어도 레슨에서 배운 내용이 그냥 지나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힘 빼세요”라는 말을 듣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고 있을까?
피아노를 배우다 보면 비슷한 말이 반복해서 나온다.
“힘 빼세요.”
“소리를 더 깊게 내세요.”
“프레이즈를 연결하세요.”
이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학생이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를 때다.
예를 들어 빠른 부분에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단순히 힘을 빼라고 말하는 것과, 손가락을 필요 이상으로 높이 들고 있는지, 건반을 너무 깊게 누르고 있는지, 손과 팔의 움직임이 맞지 않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다르다.
그리고 그 원인에 맞는 방법으로 다시 연주해보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도 “힘을 빼라”는 말을 집에서 혼자 연습할 때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좋은 레슨을 판단할 때 무슨 말을 들었는가보다 그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알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선생님은 내가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을까?
학생이 어떤 부분을 못 친다고 해서 그 결과만 고치는 것과,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를 찾아주는 것은 다르다.
음이 틀렸다고 바로 음을 알려주는 것보다, 악보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 손의 위치가 불안한 것인지 살펴볼 수 있다. 속도가 느리다고 계속 빨리 연습시키기보다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불필요한 힘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닌지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실기가 부족한 학생은 자기 연주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생님이 단순히 “틀렸어”라고 말하는 데서 끝나는지, 아니면 왜 틀렸는지 함께 찾아주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레슨을 들으면서 학생이 자기 연주를 보는 눈도 조금씩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여기 힘이 들어갔어”라고 알려줘야 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이 먼저 “여기에서 손이 굳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선생님이 설명한 방법이 실제 연주에서 달라지는지 볼 수 있을까?
결국 레슨의 변화는 말보다 연주에서 더 잘 드러난다.
레슨에서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면 그 자리에서 한번 다시 연주해보는 것이 좋다. 이전보다 소리가 조금 달라지는지, 움직임이 편해지는지, 어려웠던 부분이 조금이라도 정리되는지를 직접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번의 레슨으로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몇 달 동안 같은 문제를 연습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학생도 한번쯤 자신의 레슨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확인할 부분 | 생각해볼 질문 |
|---|---|
| 레슨 내용 | 오늘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
| 연습 방법 | 집에서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
| 문제의 원인 | 왜 안 되는지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가? |
| 적용 | 배운 방법을 실제 연주에 써보고 있는가? |
| 변화 | 시간이 지나면서 연주나 연습 방법이 달라지고 있는가? |
나는 여기에서 “변화”를 꼭 완성된 연주만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치던 학생이 어려운 부분만 찾아 연습하게 되거나, 틀린 음만 찾던 학생이 리듬이나 손의 움직임까지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도 변화라고 본다.
좋은 레슨은 학생이 선생님의 말을 점점 덜 기다리게 만든다
처음 피아노를 배울 때는 선생님이 하나씩 알려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학생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 “여기 뭐가 문제예요?”라고 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악보를 다시 보고 “제가 보기에는 여기 리듬이 불안한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이 모든 답을 계속 알려주는 수업보다, 학생이 자기 연주를 직접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수업이 오래 갈수록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결국 좋은 레슨을 알아보는 기준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레슨이 끝난 뒤 내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그 방법을 집에서도 해볼 수 있는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 연주와 연습 방법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는가.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살펴보면 내가 받고 있는 레슨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학생 스스로도 조금씩 알 수 있다.
좋은 선생님을 알아본다는 것은 선생님의 화려한 경력을 평가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결국 내가 그 레슨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일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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