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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에 피아노 전공을 결심한 학생: 출발 수준과 레슨 과정, 대학 합격까지

늦게 피아노 전공을 시작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지 묻는 학생들이 있다. 그럴 때 떠오르는 제자가 있다. 어릴 때 초등학교 3~4학년 무렵 체르니 30번까지 배웠고, 고2가 되어 전공을 하겠다고 나선 학생이었다. 나와 만난 것은 고2 가을쯤이다. 이 학생의 준비 과정을 돌아보면, 시작한 시기만큼 중요한 것은 그때 무엇이 부족했고 그것을 어떻게 고쳐갔는지였다.

고2 가을, 배운 경험과 입시 준비 수준 사이의 차이를 확인했다

이 학생은 피아노를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 배운 경험은 있었지만, 입시곡을 안정적으로 연주하려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다. 연주 중 자꾸 멈추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음을 틀리거나 암보가 불안한 문제뿐 아니라 손번호가 익숙하지 않고, 양손이 언제 들어와야 하는지 헷갈리는 부분도 얽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상태를 단순히 곡을 덜 외웠다고만 보면 필요한 연습을 놓치기 쉽다. 손번호를 알고 있어도 실제로 연결하지 못할 수 있고, 한 손으로는 되던 부분이 양손에서는 막히기도 한다. 이미 배운 교재의 이름만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연주를 판단할 수도 없었다. 이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것보다, 곡을 치는 동안 멈추게 만드는 문제들을 하나씩 찾아 고치는 일이었다.

고3 여름까지도 멈추던 연주를 계속 잡아갔다

기억으로는 고3 여름 무렵까지도 연주하다 멈추는 일이 있었다. 몇 번 설명하고 연습시키면 금방 정리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레슨에서 손의 모양과 움직임을 바르게 잡아주면 연주가 달라졌지만,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학생 혼자 모두 찾아 바꾸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치는 모습을 보며 어색한 곳을 계속 잡아주었다. 설명을 듣고 따라 하는 것과 그 동작을 혼자서도 유지하는 것 사이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학생이 따라오면 다음 문제를 보고, 다시 흐트러지면 해당 부분을 확인하는 과정을 이어갔다. 이 학생은 레슨을 잘 따라왔지만, 음악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어려움도 있었다. 손이 움직이고 곡이 이어진다고 해서 원하는 소리와 표현까지 곧바로 갖춰지는 것은 아니었다. 입시 준비는 음을 끝까지 치게 만드는 일에서 끝나지 않았고, 연주가 정리될 때까지 세세하게 살펴야 했다.

세 군의 합격 결과와 그 과정에서 보아야 할 것

결과적으로 학생은 가군과 나군, 다군에 모두 합격했다. 가군은 지원한 세 학교 중 가장 높은 목표로 보았던 곳이었고 최초 합격했다. 다군도 최초 합격했으며, 나군은 추가 합격이었다. 이후 가군 학교에 진학해 그곳 교수님의 제자로 공부하게 되었다. 당시 지원한 곳들은 자유곡으로 실기를 치르는 학교들이었다. 이 결과를 두고 고2에 시작하면 누구나 같은 기간에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학생에게는 어릴 때 배운 경험이 있었고, 준비하는 동안 레슨에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잡아주는 과정이 필요했다. 합격했다는 마지막 장면만 보면 그 이전의 불안정했던 연주와 오래 걸린 수정 과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늦게 시작하는 학생이 이 사례에서 살펴볼 것은 합격한 학교 수만이 아니다. 지금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이고, 어떤 부분은 직접 지도를 받으며 익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는 일이 먼저다.

지원군당시 합격 결과
가군최초 합격 후 진학
나군추가 합격
다군최초 합격

이 표는 해당 학생의 당시 결과다. 가·나·다군 자체가 대학의 수준을 나누는 순서는 아니다.

늦게 시작한 피아노 입시 사례에서 살펴볼 점

  • 출발 수준을 구체적으로 본다. 예전에 배운 교재보다 지금의 연주에서 무엇이 막히는지 확인한다.
  • 수정에 걸린 과정도 함께 본다. 레슨에서 한 번 달라진 움직임을 혼자 익히기까지는 반복적인 확인이 필요했다.
  • 합격 결과를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다. 자신의 현재 연주와 남은 기간을 놓고 필요한 연습과 지도를 판단한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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