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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속도 올리기, 메트로놈 숫자만 높이면 될까?

에튀드를 연습하다 보면 어느 속도까지는 괜찮다가 조금만 빨라져도 연주가 흐트러지는 학생이 있다. 음이 빠지고 리듬이 몰리는데, 같은 속도로 반복할수록 팔까지 뻣뻣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나는 최고 속도만 확인하지 않는다. 소리와 움직임을 함께 살피면서 속도를 올렸다 낮추고, 바꾼 동작을 익힐 시간을 둔다.

속도를 올리기 전, 소리와 리듬부터 확인한다

레슨에서 더 빠른 속도를 시도할지 판단할 때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리는지를 먼저 본다. 막연히 느낌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리듬이 안정되어 있고, 의도하지 않은 음이 튀거나 빠지지 않으며, 팔의 움직임이 뻣뻣하게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고른 소리는 모든 음을 같은 크기로 치라는 뜻이 아니다. 악보의 강약과 프레이즈는 살리되, 손이 불편해서 엉뚱한 음에 힘이 실리는지 듣는 것이다. 음을 빠뜨리지 않았어도 몇 음씩 몰아치거나 팔을 힘겹게 움직이고 있다면 그 구간을 다시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느린 속도에서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는다. 조금 빠르게 쳐보아야 드러나는 문제도 있으므로, 속도를 바꾸며 어느 지점에서 소리와 움직임이 달라지는지 확인한다.

속도를 올렸다면 다시 낮춰서 익힌다

손의 움직임을 수정하고 있는 학생에게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레슨에서 바꾼 동작을 한 번 해냈다고 빠른 속도에서도 곧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계속 속도를 높이기보다 올렸다가 낮추고 다시 올리는 식으로 연습시킨다. 빠르게 쳤을 때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조금 낮춘 속도에서 그 부분을 다시 다듬는 것이다. 속도를 낮췄다고 곡을 한 번 더 치는 데서 끝내지는 않는다. 상행하는 음형의 끝에서 몇 음이 몰렸다면 그 음들의 간격을 듣고, 팔이 굳었다면 그때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핀다. 수정한 뒤 다시 속도를 올려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이때 매번 더 빠른 단계에 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바꾼 움직임을 얼마나 익혔는지에 따라 같은 속도 범위를 오가며 더 연습하기도 한다.

아래 숫자는 실제 메트로놈 수치가 아니라, 느린 속도부터 빠른 속도까지의 단계를 나타낸 예시다.

연습일속도를 오가는 예시
첫날1 → 3 → 2 → 4
다음 날2 → 4 → 3 → 5

이 순서대로 반드시 진행하거나 다음 날 목표를 높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날의 소리와 움직임을 보고 시작 속도와 연습 범위를 정한다.

빨라질수록 팔로 이어가는 범위를 넓힌다

느리게 음을 하나씩 살필 때의 움직임을 빠른 속도에서도 매번 반복하려 하면 팔이 바빠지는 학생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강박과 약박의 흐름을 보며 팔로 이어가는 범위를 넓힌다. 한 박씩 움직이던 것을 두 박으로, 한 마디로 연결하는 식이다. 상행이나 하행하는 음형을 한 흐름으로 지나가고, 익숙해지면 길게는 한 프레이즈 안에서 불필요한 업다운을 줄인다. 팔을 크게 휘두르거나 한 자세로 고정하라는 뜻은 아니다. 음마다 팔을 새로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줄이면서도 각 음은 분명하게 나와야 한다. 한 프레이즈를 반드시 한 동작으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며, 어디까지 이어갈지는 음형과 음악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손끝이 받쳐주지 못해 음이 빠진다면 팔 동작만 줄이려 하지 않는다. 내 레슨에서는 빠진 소리를 내려고 다시 힘을 주면서 팔까지 굳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손의 지탱도 함께 확인한다.

속도를 높여도 되는지 확인할 세 가지

  • 리듬: 빨라졌을 때 특정 구간의 음들이 몰리지 않는가?
  • 소리: 의도한 강약을 살리면서도 음이 튀거나 빠지지 않는가?
  • 움직임: 팔이 굳거나 음마다 불필요하게 들썩이지 않는가?

다음 날에는 전날 기록한 최고 속도부터 맞추기보다, 오늘 리듬과 소리가 안정되고 팔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속도를 찾아 시작한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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