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정보공유

피아노 다이나믹, 악상 기호를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

학생에게 방금 연주한 부분의 악상기호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의외로 이런 반응이 나온다.

“네?”

다시 물어보면 그제야 악보를 확인한다.

다행히 p인지 f인지 정확하게 맞히는 학생도 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 번 더 묻는다.

“그럼 방금 친 게 정말 그 악상기호처럼 들렸어?”

그러면 학생들이 배시시 웃는다.

악상기호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자기 연주에서는 그 차이가 잘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악상기호를 아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다르다

피아노를 배우면 p, mp, mf, f, ff 같은 강약 기호를 배운다.

무엇이 작고 무엇이 큰 소리인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 악보를 보면서 p는 작게, f는 크게 친다고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연주에서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어떤 학생은 큰소리를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작은 소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

반대로 원래 소리가 작은 학생은 f가 나와도 충분히 소리를 키우지 못한다.

또 무대에서 소리가 작게 들릴까 봐 걱정한 나머지 곡 전체를 크게 연주하는 학생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악상기호를 알고 있어도 음악 안에서는 강약의 차이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이나믹을 연습할 때는 기호의 뜻만 확인하는 것보다 내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 연주에는 어느 정도의 기준 소리가 있을까?

학생마다 피아노를 칠 때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편하게 나오는 소리가 있다.

누군가는 그 소리가 mp에 가깝고, 누군가는 mf에 가까울 수도 있다.

나는 학생과 연습할 때 이 기준 소리를 먼저 찾아보게 한다.

평소처럼 한 음을 연주해보고, 그보다 조금 작게 만들어본다.

이번에는 반대로 조금 더 크게 만들어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p나 f라는 이름을 억지로 붙이는 것이 아니다.

내가 평소 어느 정도의 소리를 가장 편하게 내고 있는지, 그리고 거기서 얼마나 작아지고 커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소리가 이미 mf 정도라면 여기서 조금 더 크게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그 소리보다 충분히 작아지는 것이 어렵다면 p나 pp가 나왔을 때 표현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기준을 한번 알아두면 악상기호를 볼 때도 막연하게 “작게 쳐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큰소리와 작은소리의 차이가 충분해야 한다

다이나믹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큰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작은소리를 만드는 것도 아니다.

작은 소리와 큰 소리 사이의 차이를 실제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와 가장 큰 소리의 차이가 거의 없다면 악보에 p와 f가 번갈아 나와도 듣는 사람에게는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충분한 범위를 가지고 있다면 같은 곡에서도 강약의 방향을 훨씬 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학생에게는 이런 식으로 확인하게 한다.

확인할 것살펴볼 부분
평소 소리내가 가장 편하게 내는 기준 소리는 어느 정도인가
작은 소리소리를 줄여도 음이 흐려지지 않는가
큰 소리크게 내도 소리가 거칠어지지 않는가
차이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이가 실제로 들리는가
유지연주가 길어져도 정한 소리 크기를 유지할 수 있는가

이렇게 확인해보면 단순히 “다이나믹을 잘해야 한다”는 말보다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가 조금 더 분명해진다.

p를 작게 만드는 것만으로 좋은 다이나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소리를 표현하려고 하면 오히려 p를 지나치게 작게 만드는 학생도 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했는데 연주가 길어지면서 점점 커진다.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거나, 작은 소리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서 다시 평소의 소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p는 단순히 가장 작은 소리가 아니다.

연주하는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작은 소리여야 한다.

작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작은 소리에서도 음이 제대로 들리고, 멜로디가 유지되고, 다음 강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f도 무조건 세게 누르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크게 만들면서 손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거나 음이 거칠어지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다이나믹은 손에 힘을 더 주는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 “더 크게 표현해보자”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손에 힘을 더 주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여기는 더 작게”라는 말을 들으면 손가락을 최대한 약하게 누르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만 생각하면 소리를 조절하는 범위가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소리를 만들어내면서 연주가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다이나믹을 연습할 때 손에 힘을 얼마나 주었는지만 보지 않는다.

작아졌을 때 음이 사라지지는 않는지, 커졌을 때 소리가 거칠어지지는 않는지, 그 차이가 실제로 들리는지를 함께 본다.

악상기호를 보면 먼저 내 소리를 떠올려보자

학생이 악상기호를 정확하게 읽고 있어도 실제 연주에서 강약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그다음에는 악보보다 자기 소리를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p가 나오면 정말 평소보다 작아졌는지,

f가 나오면 실제로 더 큰 소리가 났는지,

다시 p로 돌아왔을 때 소리를 안정적으로 줄일 수 있었는지.

이렇게 하나씩 들어보는 것이다.

나는 학생에게 다이나믹을 가르칠 때도 단순히 기호의 이름을 외우게 하고 싶지는 않다.

악상기호를 봤다면 그다음에는 “이 기호를 내 손으로 어떤 소리로 만들어야 할까?”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피아노에서 강약은 악보에 적힌 기호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 기호에 맞는 소리를 실제로 만들고, 그 소리를 유지하고, 다시 다른 크기의 소리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다이나믹을 잘 표현한다는 것은 크게 치고 작게 치는 기술보다 내가 원하는 크기의 소리를 얼마나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가에 가까운 것 같다.

ensoul411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