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오래 배웠는데 실력이 부족한 학생은 무엇이 문제일까?
몇 년씩 피아노를 배운 학생이 입시를 준비하려고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막상 연주를 들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기본기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몇 년을 배웠는데 왜 이렇지?”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을 가르쳐 보면 단순히 배운 기간의 문제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몇 년씩 배웠는데도 기본기가 부족한 학생이 있다
피아노를 몇 년 배웠다고 해서 기본기가 그만큼 쌓이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과 함께 곡을 배우고 완성하는 데 익숙했던 학생이라면, 여러 곡을 연주할 수 있어도 새로운 악보를 혼자 읽거나 어려운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익숙한데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거나, 음은 정확하게 치는데 리듬이나 박자가 불안한 경우도 있다.
입시를 시작하면서 이런 부분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서 몇 년을 배웠다는 사실만으로 현재의 기본기가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배운 곡과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다를 수 있다
배운 곡이 많다는 것과 피아노를 잘 배웠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다.
선생님이 곡을 나누어 주고, 어려운 부분을 짚어주고, 연주가 될 때까지 함께 고쳐주었다면 학생은 그 곡을 잘 연주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곡을 혼자 시작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
어디부터 손을 봐야 하는지, 왜 이 부분이 잘 안 되는지, 느린 속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입시를 준비하면 이런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
입시곡은 정해진 곡을 한 번 완성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레슨에서 배운 내용을 혼자 연습하면서 다시 적용하고, 자신의 문제를 찾아 고쳐가는 과정이 계속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지금까지 몇 곡을 배웠는지만 보지 않는다. 배운 것을 혼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연습을 많이 했어도 잘못된 방법이 남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학생들이 모두 연습을 적게 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오히려 열심히 연습했는데도 연주가 잘 늘지 않는 학생이 있다.
빠른 부분이 안 되면 계속 빠르게 반복하고, 틀리는 부분이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치는 식으로 연습하는 경우다.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도 그것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모른 채 같은 방법으로 계속 연습하기도 한다.
연습을 많이 하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반복하면 그 방법 자체가 습관이 되기도 한다.
몇 달 동안 생긴 습관이라면 비교적 빨리 바꿀 수도 있지만, 몇 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연주해왔다면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입시를 시작하는 학생에게는 단순히 연습량을 늘리는 것보다 지금까지 어떻게 연습해왔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학생의 문제라고만 할 수는 없다
여기서 학생에게만 원인을 돌려서는 안 된다.
학생이 지금 못한다고 해서 그 부분을 예전에 제대로 배웠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에 힘을 빼야 한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실제로 어느 순간에 힘을 빼야 하는지, 손가락과 팔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을 수 있다.
악보를 보고 혼자 연습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연습을 게을리했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오래 배운 학생을 만났을 때는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만 확인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무엇을 배웠고, 어떤 방법으로 연습해왔는지를 함께 봐야 앞으로 무엇을 다시 가르쳐야 할지가 보인다.
입시를 시작할 때는 지금까지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입시를 시작하는 학생에게 “몇 년 배웠어요?”라는 질문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답만으로 학생의 현재 실력이나 앞으로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몇 년을 배웠더라도 다시 배워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부족한 부분이 보여도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바꾸기 시작하면 연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입시 레슨에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학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아야 한다.
기본기가 부족하다면 그 부분부터 다시 잡아야 하고, 혼자 연습하는 방법이 부족하다면 연습하는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 오래된 습관이 문제라면 익숙한 연주를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방법을 몸에 익히는 과정도 필요하다.
피아노를 몇 년 배웠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의 문제를 알고, 그것을 바꾸어 갈 수 있느냐일 때가 있다.
입시를 준비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배운 것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만은 아니다.
지금의 연주를 다시 살펴보고, 필요한 것을 찾아서 제대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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