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트릴이 안 될 때, 손의 위치를 잡고 박자를 나누어 연습하기
나는 트릴을 연습할 때 손이 자꾸 건반 안쪽으로 들어갔다. 두 음을 번갈아 치고 있는데 손은 앞뒤와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타건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상태에서 손가락만 빨리 움직이려고 하니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건반에서 나와 단단한 책상에 손을 대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두 손가락 사이에서 힘이 어떻게 옮겨가는지 느끼고, 그 움직임을 익힌 다음 박자를 조금씩 잘게 나누었다.
두 음을 반복하는 동안 손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었다
트릴을 할 때는 두 손가락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에만 신경 쓰기 쉽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실제로는 손가락의 속도를 올리기 전에 살펴봐야 할 문제가 있었다. 같은 두 음을 반복하는 동안에도 손이 건반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고, 타건하는 위치 주변을 이리저리 오갔다.
그때는 두 음 사이에서 힘을 주고받는 움직임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기억도 없어서,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면 언젠가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 전체가 자꾸 다른 곳으로 가니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먼저 바꿔야 했던 것은 손을 놓는 자리였다. 두 음을 반복하는 동안 손끝이 어디에 닿는지, 처음보다 건반 안쪽으로 들어가지는 않는지 살폈다. 여기서 위치를 잡는다는 것은 손과 팔을 꽉 굳혀놓는다는 뜻이 아니다. 두 음을 오가는 움직임은 하되, 손 전체가 불필요하게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책상에서 손을 세우고 힘이 옮겨가는 감각부터 익혔다
건반에서는 손이 자꾸 움직여서 단단한 책상을 사용했다. 손을 세우고 손끝을 책상에 댄 상태에서, 한쪽 손가락에서 다른 쪽 손가락으로 힘이 옮겨가는 느낌을 살폈다. 처음부터 빠르게 두드리려고 하지는 않았다. 손을 받쳐놓고 두 손가락이 번갈아 힘을 받는 감각부터 익혔다.
책상은 건반처럼 아래로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그때의 나에게는 손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힘이 어디로 가는지 느끼기에 편했다. 한쪽을 누른 채 다른 손가락까지 계속 힘주는 것과, 두 손가락 사이로 힘을 옮기는 것은 달랐다. 이 차이가 익숙해지고 나서 손가락을 움직여보았다.
이 과정 때문에 트릴을 어려워하는 학생을 볼 때도 빠르게 해보라는 말부터 하지 않게 된다. 손이 자꾸 밀리는지, 두 손가락을 움직이는 동안 모양이 무너지는지 먼저 본다. 나처럼 위치를 잡기 어려운 경우에는 건반에서 잠시 떨어져 움직임을 느껴보는 것이 연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두 음부터 시작해 박자를 점점 잘게 나누었다
움직임을 익힌 뒤에는 미–파처럼 두 음부터 연습했다. 그다음에는 미–파–미, 미–파–미–파로 이어갔다. 핵심은 음의 개수를 많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박자를 점점 잘게 나누면서 두 손가락의 움직임을 빠르게 만드는 데 있었다.
느리게 할 때 익힌 감각이 빨라졌을 때도 이어지는지 살폈다. 처음부터 긴 트릴을 계속 치기보다 짧게 나누어 해보니, 어느 순간 손이 밀리거나 힘이 들어가는지 확인하기가 수월했다. 손끝을 대고 감각을 느끼던 단계에서 실제 움직임으로, 다시 더 짧은 간격으로 조금씩 넓혀간 것이다.
책상에서 익힌 뒤에는 건반으로 돌아와 연습했다. 책상에서 움직임이 되었다고 곧바로 빠른 트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건반이 눌리는 느낌 속에서 다시 두 음을 오가며 익숙해져야 했다. 그때도 속도만 확인하지 않고 손이 같은 타건 위치 주변에서 움직이는지 함께 살폈다. 내게 필요했던 것은 빠른 속도로 버티는 연습보다, 두 음을 반복할 수 있는 움직임을 차근히 만드는 시간이었다.
트릴 연습에서 확인할 세 가지
- 손의 위치: 두 음을 반복하면서 손이 건반 안쪽이나 앞뒤·좌우로 밀려나지 않는지 살핀다.
- 힘의 이동: 단단한 책상에 손끝을 대고 두 손가락이 번갈아 힘을 받는 감각을 익힌다.
- 박자 나누기: 두 음부터 시작해 박자를 점점 잘게 나누며, 빨라져도 익힌 움직임이 이어지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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