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vs molto dim. 피아노 악상기호, 뜻만 알고 연주하면 아쉬운 이유
피아노 악보를 보다 보면 음표 사이사이에 작은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dim.”
“molto dim.”
“cresc.”
“rit.”
“sfz”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뜻은 대부분 알고 있다.
“dim.은 점점 여리게요.”
맞다.
그런데 막상 연주해보라고 하면 여기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dim.”이 나오면 그냥 소리를 작게 만들고, “cresc.”가 나오면 크게 만든다.
뜻은 맞지만, 피아노에서는 그 표시를 어떻게 소리로 만들어내느냐가 또 다른 문제다.
작곡가가 악보에 작은 글씨 하나를 적어놓았다면 그 안에는 연주자가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래서 악상기호는 뜻만 외우고 지나가기보다, 실제 연주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까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dim.과 molto dim.은 뭐가 다를까?
“dim.”은 “diminuendo”의 줄임말로, 점점 여리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molto dim.”은?
“molto”는 ‘매우’라는 뜻이 들어간다.
그래서 “molto dim.”은 단순히 “dim.”보다 더 작은 소리를 내라는 뜻으로만 생각하기보다, 소리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표시로 이해할 수 있다.
| 악상기호 | 기본적인 뜻 | 연주할 때 생각해볼 것 |
|---|---|---|
| dim. | 점점 여리게 | 소리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줄여가는가 |
| molto dim. | 훨씬 더 여리게 | 변화의 폭을 더 크게 가져가야 하는가 |
여기서 중요한 것은 “dim.”은 50까지, “molto dim.”은 20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식으로 숫자를 정해놓는 것이 아니다.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변화시킬 것인지, 그 과정이 음악적으로 자연스러운지를 봐야 한다.
같은 “dim.”이라도 짧은 음형에 붙어 있을 때와 긴 프레이즈 끝에 붙어 있을 때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점점 여리게’를 실제로 어떻게 만들까?
학생이 “dim.”을 만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대개 “약하게 쳐야지”이다.
그런데 피아노에서 소리를 작게 만드는 방법은 단순히 손에 힘을 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반에 힘이 전달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예를 들어 건반을 누르는 속도는 소리의 크기와 음색에 영향을 준다.
같은 건반을 누르더라도 손가락이 건반에 닿는 순간의 속도와 힘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소리의 성격이 달라진다.
건반을 어느 정도 깊이까지 사용하는지, 손가락과 손의 무게를 어떻게 전달하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dim.이니까 건반을 조금만 누르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건반은 결국 충분히 눌러야 정확한 소리가 난다.
중요한 것은 건반을 덜 누르는 것 자체가 아니라, 건반에 전달되는 힘과 속도, 터치의 질감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래서 “dim.”을 연주할 때는 이런 부분을 같이 살펴볼 수 있다.
- 건반을 누르는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 손가락에 들어가는 힘을 어떻게 조절하는가
- 손과 팔의 무게를 얼마나 사용할 것인가
- 소리가 점점 어떤 음색으로 변하는가
- 프레이즈가 어느 지점부터 가라앉기 시작하는가
- 마지막 음까지 같은 방식으로 줄이는 것이 맞는가
악상기호 하나를 보고도 실제로는 생각할 것이 꽤 많다.
페달도 같이 달라질 수 있다
학생들은 “dim.”을 손가락과 건반의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페달을 사용하는 곡이라면 페달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소리가 점점 여려지는 부분에서 페달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음이 사라지는 느낌과 울림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페달을 깊게 밟고 있는지, 어느 시점에서 바꾸는지, 음의 울림을 얼마나 남길 것인지에 따라 같은 “dim.”도 느낌이 달라진다.
특히 곡의 마지막으로 가면서 “molto dim.”이 적혀 있다면 단순히 손으로 건반을 약하게 누르는 것만 생각할 게 아니다.
소리의 크기뿐 아니라 울림까지 어디까지 가져갈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dim.”에서 페달을 얕게 하거나 깊게 해야 한다는 정해진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곡의 화성, 음역, 프레이즈, 작곡가의 음악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그래서 악상기호 하나만 떼어놓고 연주법을 정하기보다 앞뒤의 음악을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dim.이라도 어디까지 가져갈지가 다르다
악상기호를 볼 때 학생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이다.
악보에 긴 “dim.” 표시가 있다고 해보자.
처음부터 갑자기 소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표시가 이어지는 동안 어느 지점에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까지 내려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짧은 구간에 “dim.”이 있다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dim.”을 발견했다고 해서 무조건 같은 방법으로 연주할 수는 없다.
악보에서 표시가 시작된 위치와 끝나는 위치를 함께 봐야 한다.
“molto dim.”이라면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이 더 생긴다.
“왜 여기서는 이렇게 큰 변화를 요구했을까?”
음악의 긴장이 풀리는 부분일 수도 있고, 하나의 프레이즈가 끝나는 지점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생각하면 손과 페달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도 조금씩 달라진다.
작은 단어 하나가 연주를 바꾸기도 한다
“dim.”과 “molto dim.”은 글자 몇 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런데 연주하는 사람에게는 이 작은 차이가 꽤 중요할 수 있다.
그냥 “dim.”만 보고 “작게”라고 생각하는 것과,
“어디서부터 소리를 줄여야 하지?”
“어느 정도까지 내려가야 하지?”
“건반을 누르는 속도는 어떻게 바꿔야 하지?”
“페달의 울림은 어디까지 남겨야 하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연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악상기호를 읽는다는 것은 결국 그 뜻을 손과 귀로 바꾸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악보를 볼 때 음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는 음을 틀리지 않고 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 더 배우면 리듬과 손가락 번호, 페달, 프레이즈도 보게 된다.
입시곡을 준비할 정도가 되면 여기에 악보에 적힌 작은 표시까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곡가가 “dim.”이라고 적어놓았다면 왜 그곳에서 소리가 작아져야 하는지,
“molto dim.”이라고 적었다면 왜 굳이 “molto”를 붙였는지,
악센트가 있다면 왜 그 음을 강조해야 하는지,
“rit.”이 있다면 어디에서부터 흐름을 늦춰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런 표시들은 악보를 복잡하게 만드는 장식이 아니다.
연주자가 음악을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지 알려주는 힌트다.
그래서 학생에게 악보를 자세히 보라고 할 때는 음표만 꼼꼼히 보라는 뜻이 아니다.
작은 글씨 하나까지 읽고,
그 표시를 실제 소리로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말하는 것이다.
“dim.”을 발견했을 때도 그냥 “점점 여리게”라고 읽고 지나가지 말자.
어디에서부터, 어느 정도까지, 어떤 소리로 여리게 만들 것인지.
그것까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같은 악보를 보고도 연주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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