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건반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와 해결 방법
“선생님, 이 피아노 건반 너무 무거워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 물론 실제로 건반이 무거운 피아노도 있고, 피아노마다 건반을 누를 때 느껴지는 느낌도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여러 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피아노 자체가 무거운 것이 아니라, 학생이 건반을 누르는 방법 때문에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학생이 건반이 무겁다고 할 때 피아노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학생이 건반을 어떻게 누르고 있는지, 손가락과 팔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같이 보게 된다.
피아노 건반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피아노를 칠 때 건반을 누르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학생마다 터치가 상당히 다르다. 어떤 학생은 손가락을 건반에 자연스럽게 내려놓으면서 필요한 소리를 만들어내는데, 어떤 학생은 손가락뿐 아니라 손과 팔 전체에 힘을 주면서 건반을 아래로 내리찍듯이 누른다.
나는 이런 차이를 설명할 때 가끔 친구의 볼을 만지는 것을 예로 든다. 살짝 만지면 쓰담쓰담하는 느낌이지만, 힘을 주어 내리치면 전혀 다른 느낌이 된다. 피아노 건반도 마찬가지로, 건반을 눌러 소리를 내는 것과 힘으로 건반을 때리는 것은 같은 움직임이 아니다.
학생들은 건반을 쓰담쓰담하듯 눌러야 할 때도 있는데, 의외로 건반을 때리듯이 내리찍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건반 자체가 무거운 것이 아니더라도 손가락은 둔해지고 팔은 쉽게 무거워질 수 있다.
학생이 스스로 건반을 무겁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무거운 건반은 스스로 만든다”라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물론 실제로 무거운 건반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학생이 건반을 더 깊이 누르려고 하면서 불필요한 힘을 사용하는 경우다.
건반을 누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손과 팔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이미 건반이 내려가고 있는데도 더 깊이 눌러야 할 것처럼 계속 힘을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손가락의 움직임은 둔해지고 팔에는 힘이 남아 다음 음으로 움직이는 것도 점점 무거워진다.
학생은 실제로 건반이 무거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피아노가 갑자기 무거워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건반을 누르는 데 필요 이상의 힘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끝까지 눌러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면 어떻게 될까?
학생들에게 “건반을 끝까지 눌러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손가락에 힘이 부족하거나, 손가락으로 힘을 전달하지 못하고 팔에 힘을 가지고 연주하거나, 건반을 대충 눌러 소리가 빈약하게 나는 학생에게는 필요한 말일 수 있다.
그런데 학생이 이 말을 “더 세게 눌러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생긴다. 건반을 끝까지 누른다는 것과 건반에 계속 힘을 더 주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학생은 마치 원래 건반의 깊이보다 더 깊숙이 눌러야 하는 것처럼 힘을 주기도 한다.
건반을 피아노로 끝까지 누르든 포르테로 끝까지 누르든 건반의 깊이 자체는 같다. 중요한 것은 건반을 충분히 눌러 필요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이미 내려간 건반을 더 깊이 누르려고 온몸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다.
끝까지 누르는 것과 세게 누르는 것은 다르다
이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것이다. “힘을 빼세요”라고만 하면 학생은 손가락까지 힘을 빼버릴 수 있고, 반대로 “꼭꼭 눌러야 해요”라고 하면 손과 팔 전체에 힘을 주어 누를 수도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무조건 힘을 빼는 것이 아니라, 힘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손가락이 건반을 제대로 지탱할 수 있도록 필요한 단단함은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힘을 팔 전체로 끌고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릴렉스를 이야기할 때도 단순히 “힘을 빼라”고만 말하지 않는다. 어디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어떤 힘은 필요한지, 어떤 힘은 불필요한지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반이 무겁다면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학생이 건반이 무겁다고 한다면 나는 먼저 연주하는 모습을 본다. 건반을 내리찍고 있는지, 손가락보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지, 이미 소리를 낸 뒤에도 계속 힘을 주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또 모든 음을 똑같이 꼭꼭 누르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음악 안에는 강하게 연주해야 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데, 모든 음에 같은 힘을 사용하면 팔이 쉽게 피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반이 무겁게 느껴질 때는 무조건 “힘을 빼세요”라고 하기보다 지금 내가 왜 이렇게 힘을 쓰고 있는지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손가락에 힘이 부족해서 더 세게 누르고 있는 것인지, 건반을 제대로 누르지 못해서 팔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인지에 따라 고쳐야 할 부분도 달라진다.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
피아노에서 좋은 터치가 꼭 가볍게 누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을 손가락에서 건반으로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건반이 이미 내려갔는데도 더 깊이 누르려고 계속 힘을 주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가락은 둔해지고 팔은 무거워지면서 다음 음으로 움직이는 것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건반이 무거워요”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피아노부터 바꿔야 하나 생각하기보다 학생의 터치를 먼저 보게 된다. 건반이 실제로 무거운 것인지, 아니면 내가 건반을 무겁게 만들고 있는 것인지 한번 구분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피아노를 오래 쳤는데도 건반이 무겁고 손이나 팔이 쉽게 힘들다면, 단순히 연습량이 부족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내가 건반을 어떻게 누르고 있는지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 그것도 피아노 연습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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