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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렉스 1. 피아노를 치면서 왜 자꾸 팔에 힘이 들어갈까?

피아노를 치다가 팔이 무겁고 어깨가 뻐근하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

특히 에튀드처럼 빠르게 연주해야 하는 곡에서는 “팔에 힘이 들어가서 속도가 안 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릴렉스를 생각하게 된다. 팔에 힘을 빼고, 손목을 부드럽게 하고, 팔을 흔들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레슨을 하다 보면 이상한 경우가 있다.

분명히 힘을 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연주는 그대로인 것이다.

오히려 힘을 빼려고 하다 보니 손가락에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소리가 약해지거나, 손이 더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릴렉스가 잘못된 방법인 걸까?

팔에 힘이 들어간다고 바로 힘부터 빼지는 않는다

나는 학생이 “팔에 힘이 들어가요”라고 하면 바로 팔에 힘을 빼라고 하지는 않는다.

먼저 어떻게 연주하고 있는지를 본다.

건반을 누른 뒤에도 계속 깊게 누르고 있는지, 손가락을 필요 이상으로 높이 들고 있는지, 손가락 관절이 무너진 상태로 건반을 누르고 있는지, 음 하나하나를 너무 크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면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원인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팔의 힘만 빼려고 하면 어떻게 될까.

학생은 힘을 빼려고 의식하면서 연주하지만 손가락의 움직임은 그대로이고, 소리는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릴렉스를 가르칠 때도 먼저 지금 어떤 방식으로 건반을 누르고 있는지부터 본다.

빠르게 치고 싶은데 손을 크게 움직이고 있지는 않을까?

빠르게 연주해야 하는 학생을 보면 손가락을 필요 이상으로 높이 들어서 치는 경우가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손가락을 크게 움직여야 건반을 제대로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빠른 곡에서는 움직임이 커질수록 다음 음으로 가는 거리도 길어진다.

건반을 하나 누르고 다시 손가락을 높이 들었다가 다음 건반을 누르는 동작이 계속되면 손은 계속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이때 학생에게 “힘을 빼”라고만 이야기하면 학생은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힘을 빼려고 해도 이미 손가락을 크게 움직이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학생에게는 팔의 힘을 빼는 것보다 먼저 불필요하게 큰 움직임을 줄이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건반을 끝까지 누르는 습관도 한번 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자주 보는 것은 건반을 너무 깊게 누르는 것이다.

피아노 건반은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만큼 움직이면 되는데, 학생들은 때때로 건반을 끝까지 강하게 누르고 있는 것처럼 연주한다.

특히 음을 하나하나 확실하게 내려고 할수록 이런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음을 같은 힘으로 깊게 누르면 손가락뿐 아니라 팔까지 계속 힘을 쓰게 된다.

이때도 “팔에 힘을 빼”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먼저 지금 내가 건반을 어떻게 누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팔의 힘은 팔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릴렉스보다 먼저 소리를 들어보게 한다

그래서 레슨에서는 학생에게 힘이 들어갔는지를 계속 묻기보다 소리를 먼저 들어보게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소리가 고르게 나고 있는지, 어떤 음만 유난히 세게 나오지는 않는지, 손이 크게 움직이면서 소리까지 불안정해지지는 않는지를 들어보게 한다.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몸의 느낌은 분명히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만 없애려고 하면 학생이 연주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고, 손가락이 건반을 안정적으로 사용하면서 소리가 고르게 나기 시작하면 팔과 어깨에 들어가던 힘도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는 릴렉스를 하나의 동작처럼 가르치기보다는 연주하면서 불필요한 힘을 쓰고 있는 부분을 찾아 줄여가는 과정에 가깝게 생각한다.

릴렉스는 힘을 빼려고 애쓰는 것과 조금 다르다

학생들은 릴렉스를 배운다고 하면 팔을 흔들거나 손목을 털어보는 것을 먼저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연주 전후에 몸을 풀어주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팔을 흔들었다고 해서 실제 연주에서 불필요한 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를 치면서 필요한 움직임과 필요하지 않은 움직임을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떤 음에서는 힘을 써야 하고, 어떤 순간에는 그 힘을 바로 풀어야 한다. 계속 같은 힘으로 건반을 누르고 있다면 팔을 아무리 편하게 만들려고 해도 다시 긴장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릴렉스는 “힘을 빼야지”라고 계속 생각하는 것보다, 힘을 쓸 필요가 없는 곳에서 힘을 쓰지 않는 것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럼 연습할 때 무엇부터 봐야 할까?

팔이 무겁거나 빠르게 연주할 때 힘이 들어간다면 무조건 릴렉스부터 연습할 필요는 없다.

먼저 내가 건반을 어떻게 누르고 있는지, 손가락을 얼마나 크게 움직이고 있는지, 모든 음을 똑같은 힘으로 누르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그 결과 소리가 고르게 나고 있는지를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불필요한 움직임과 힘을 줄여나가면 된다.

릴렉스는 억지로 만들어내는 동작이라기보다, 필요하지 않은 힘과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변화일 수도 있다.

그래서 피아노를 치면서 팔에 힘이 들어간다면 “어떻게 힘을 빼지?”라고 묻기 전에, “나는 지금 왜 이렇게 힘을 쓰고 있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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