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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레슨에서 감성과 이성이 모두 필요한 이유

나는 스스로를 꽤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고, 피아노를 연주할 때도 그렇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움직이고, 학생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 학생이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

음악은 감정으로 느끼면서도, 레슨에서는 학생의 현재 상황을 꽤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었다.

학생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학생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선생님이 학생의 마음을 생각하다 보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긴다.

학생이 이미 알고 있는 약점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도 미안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학생에게 굳이 부족한 부분을 꺼내는 것도 마음이 편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피아노에서는 어떤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고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이 손에 힘이 들어가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음악적인 이야기만 계속한다면, 학생은 자신이 왜 잘되지 않는지 알기 어렵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해보자.”

“소리를 더 깊게 내보자.”

이런 이야기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어디에서 힘이 들어가는지,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왜 소리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지 찾아봐야 한다.

그래서 학생이 듣기 싫어할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문제를 정확하게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문제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만으로 좋은 레슨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학생이 왜 이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새로운 연습 방법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미 주변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성적, 실기, 선생님의 평가, 다른 학생과의 비교까지 신경 쓸 것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레슨 시간마다 부족한 점만 계속 듣게 되면 피아노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보다, 내가 못한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주는 것과, 그 말을 들은 학생이 다시 연습해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모르면 가르치면 된다”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

학생을 가르치다 보면 모르는 것을 정말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리듬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나는 학생에게 왜 이것도 모르느냐고 묻기보다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르면 가르치면 된다.

잘못 배운 것이 있다면 다시 설명하면 되고,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반복해서 해보게 하면 된다.

그런데 가르쳐준 뒤에도 아무것도 해보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학생이 새로운 방법을 배웠는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한 번도 제대로 시도하지 않거나, 레슨에서는 따라 했지만 집에서는 계속 예전 방식으로 연습한다면 변화가 생기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학생을 가르칠 때 실력이 높은지 낮은지만큼이나, 배운 것을 한번 해보려고 하는지를 중요하게 보게 됐다.

선생님이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직접 해보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처음에는 힘들어했던 학생도 있었다

예전에 전공을 원하는 학생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나는 학생의 현재 상황을 비교적 현실적으로 이야기했다. 지금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입시를 준비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솔직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학생이 전화를 끊고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열심히 하고 싶은 학생에게 내가 너무 어렵게 이야기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레슨을 시작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내 말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레슨을 하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지자 점점 피아노가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연습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고 연습할 수 있어서 레슨 시간이 좋아진다는 말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학생을 걱정하는 마음과 학생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학생을 이해하기 때문에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 것 같다.

학생을 이해하면서도 필요한 이야기는 해야 한다

나는 학생을 가르칠 때 감정적인 공감도 필요하고, 동시에 현재의 문제를 정확하게 보는 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힘들어하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꼭 고쳐야 하는 부분은 이야기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서도 학생이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방법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레슨에서는

“괜찮아.”

라는 말만으로 끝내지도 않고,

“이건 안 돼.”

라는 말만 던져놓지도 않으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보고, 왜 그런지 설명하고,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과정을 학생이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피아노 레슨에 필요한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감성적으로만 학생을 대하면 필요한 이야기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이성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학생이 그 과정을 따라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학생의 연주를 정확하게 보는 것.

학생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아주는 것과, 그래도 지금 고쳐야 할 것을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단순한 지적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연습과 변화로 연결하는 것.

좋은 레슨은 학생에게 무조건 편한 레슨도 아니고, 무조건 엄한 레슨도 아닌 것 같다.

학생을 이해하면서도 필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이야기를 실제 변화로 이어갈 수 있는 레슨.

나는 그런 레슨을 하고 싶다.

음악을 감정으로 느끼는 사람인 것과, 학생을 가르칠 때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서로 다른 모습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학생이 지금보다 조금 더 잘 연주할 수 있도록, 지금 필요한 것을 함께 찾아가는 것.

그 과정에 감성과 이성이 모두 필요한 것 같다.

ensoul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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