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습 방법, 악보에 체크된 부분부터 다시 보자
피아노를 꽤 잘 치는 학생인데도 연습한 만큼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레슨에서는 잘 따라온다. 설명한 것도 이해하는 것 같고, 그 자리에서는 분명히 고쳐지기도 한다. 그런데 다음 레슨에서 다시 만나면 지난 시간에 체크했던 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여기는 리듬을 다시 봐야 하고, 여기서는 손가락을 이렇게 써야 해.”
분명히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다음 레슨에 가면 같은 부분에서 또 같은 문제가 나온다.
이런 학생들이 연습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에서 연습은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연습한 시간을 들어보면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반복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학생의 악보에 체크를 해둔 부분을 다시 보게 한다.
악보에 체크된 부분은 그냥 표시가 아니다
레슨하면서 악보에 표시를 해두는 데는 이유가 있다.
리듬을 다시 봐야 하는 곳일 수도 있고, 음을 잘못 읽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다. 손가락 번호를 바꿔야 할 수도 있고, 힘을 너무 많이 쓰거나 프레이즈의 흐름을 생각하지 않고 치는 부분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학생이 악보에 체크된 것을 단순히 “여기 반복해서 연습하라는 뜻”으로 생각하면 조금 달라진다.
체크된 부분을 많이 치는 것보다 왜 체크가 되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부분에 리듬 연습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하자.
그렇다고 그 리듬만 계속 반복한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리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손가락이 리듬을 따라가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 특정 부분에서 자꾸 급해지는 것인지에 따라 연습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악보의 체크는 연습할 위치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라는 뜻에 가깝다.
처음부터 끝까지 치는 것만 연습이라고 생각하면 놓치는 것이 생긴다
학생들이 집에서 가장 쉽게 하는 연습은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치는 것이다.
한 번 치고, 또 한 번 치고,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연습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곡을 전체적으로 연결해보는 과정은 꼭 있어야 한다.
다만 이것만 계속하면 레슨에서 지적한 부분이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전체 곡을 치는 동안 잘되는 부분은 계속 잘되고, 어려운 부분은 대충 지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곡을 외운 학생은 더 그렇다.
손이 익숙한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악보에 적힌 표시를 다시 확인하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연주하기 쉽다.
그래서 레슨이 끝난 뒤에는 곡 전체를 한 번 더 치는 것보다 오늘 체크된 부분부터 다시 보는 시간이 먼저 필요할 때가 있다.
내가 잘하는 부분만 반복하게 되는 이유
학생이 일부러 쉬운 부분만 연습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잘되는 부분은 소리가 좋고 연주도 매끄럽다. 그러다 보면 치면서 재미도 있고, ‘연습했다’는 느낌도 잘 든다.
반대로 선생님이 고쳐준 부분은 불편하다.
익숙하지 않은 손가락을 써야 할 수도 있고, 느린 속도로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한 마디만 떼어놓고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학생도 모르게 편한 부분을 더 많이 치게 된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오늘 곡을 몇 번 쳤는가”보다 오늘 체크된 부분을 제대로 다시 확인했는가를 먼저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연습 방법도 학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선생님이 “이 부분은 리듬 연습을 해오세요”라고 했다고 해서 모든 학생이 똑같이 연습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은 박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고, 어떤 학생은 박자는 알고 있지만 손가락이 그 리듬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어떤 학생은 특정 음에서 손이 급해지면서 리듬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레슨에서 체크한 내용을 집에서 다시 볼 때는 단순히 연습 방법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왜 그 부분을 체크했는지까지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레슨이 끝난 뒤 직접 이야기해보게 하기도 한다.
“오늘 뭐 고쳐야 해?”
“이 부분은 왜 체크됐지?”
“집에서는 어떻게 해볼 거야?”
학생이 자기 말로 설명해보면, 레슨에서 들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레슨이 끝난 뒤 악보를 다시 보면 연습할 것이 보인다
집에 가서 바로 피아노부터 치기보다 악보를 한번 펼쳐보는 것도 좋다.
오늘 체크된 곳을 보고, 그 부분에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먼저 확인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악보에 체크된 내용 | 집에서 먼저 생각할 것 |
|---|---|
| 리듬 표시 | 어디서 박자가 흔들렸는지 |
| 음에 표시 | 음을 잘못 읽고 있는지 |
| 손가락 번호 | 지금 손가락 사용이 불편한지 |
| 쉼표 표시 | 쉬어야 할 곳을 지나치고 있지 않은지 |
| 악상기호 | 소리나 음악적 흐름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
| 특정 마디 표시 | 왜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
이렇게 한번 정리하고 나면 연습할 때도 조금 달라진다.
그냥 여러 번 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생각하면서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크된 부분을 고친 뒤에는 다시 연결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체크된 부분만 계속 떼어놓고 연습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한 부분을 고쳤다면 다시 앞뒤를 연결해서 연주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한 마디의 리듬을 제대로 고쳤다면 그 마디만 계속 반복할 것이 아니라 그 앞부분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처음에는 잘되다가도 곡의 흐름 속에 들어가면 다시 예전 습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연습할 때
체크된 부분 확인 → 그 부분에서 바꿀 것 생각하기 → 따로 연습하기 → 앞뒤를 연결해서 다시 확인하기
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연습의 목적은 체크된 부분을 잘 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가 실제 곡 전체에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레슨에서는 지난번 체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본다
레슨에서 같은 부분을 계속 체크하게 되는 학생들이 있다.
지난번에도 표시했고, 이번에도 표시한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나는 그 부분 연습 많이 했는데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 연습시간만 보면 서로 억울할 수 있다.
학생은 분명히 많이 연습했고, 선생님은 분명히 같은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연습했는가”보다 지난 레슨에서 체크한 것이 실제 연주에서 달라졌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체크가 사라졌다면 그만큼 바뀐 것이다.
반대로 계속 같은 표시가 남아 있다면 연습 방향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피아노 연습은 악보의 체크를 실제 변화로 만드는 과정이다
피아노를 연습할 때 시간을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레슨을 받은 학생이라면 그보다 먼저 지난 시간에 무엇을 지적받았는지를 다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악보에 체크된 부분은 단순히 많이 치라는 표시가 아니다.
그 부분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실제 연주를 바꾸기 위한 연습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집에 가서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무작정 처음부터 치기보다 악보를 먼저 펼쳐보자.
오늘 체크된 곳은 어디인지, 왜 체크됐는지, 그래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그 세 가지를 알고 연습한다면 같은 한 시간의 연습이라도 조금 다른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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