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 정보공유

피아노 실기 연습, 오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10가지

피아노 실기 연습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몇 시간이나 연습했는데 왜 잘 안 되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연습시간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학생들이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그만큼 해야 할 것 같고, 연습시간이 부족한 날에는 괜히 불안해진다.

그런데 피아노를 오래 가르치면서 보면 조금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두 시간을 연습하더라도 자신의 연주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하면서 연습하는 학생과,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반복하는 학생은 연습하는 모습부터 다르다.

그래서 피아노 실기 연습에서는 몇 시간 앉아 있었는가보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확인하고 있었는가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1.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예비박을 생각했을까?

곡을 시작할 때 손부터 움직이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첫 음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시작하기 전에 예비박을 어떻게 잡을지, 첫 음을 어떤 소리로 시작할지, 첫 프레이즈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잠깐 생각해보고 시작하면 연주가 조금 달라진다.

특히 입시곡처럼 음악의 흐름을 만들어야 하는 곡에서는 첫 음부터 이미 다음 음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연습을 시작할 때도 바로 손가락을 움직이기보다 잠깐 멈춰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오늘 연습에서 확인할 것

  • 예비박을 충분히 생각했는가
  • 첫 음의 소리를 생각했는가
  • 첫 프레이즈의 방향을 생각했는가

몇 초의 준비라고 해서 연습시간을 크게 빼앗는 것도 아니다.

2. 멜로디와 반주의 소리를 구별해서 듣고 있을까?

양손을 정확하게 치는 것만으로 좋은 연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른손 멜로디가 들려야 하는데 왼손 반주가 너무 크게 들릴 수도 있고, 반대로 반주가 너무 약해서 음악의 흐름이 불안하게 들릴 수도 있다.

특히 엄지와 새끼손가락의 소리 균형이 무너지면 멜로디가 생각보다 평평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단순히 양손을 맞춰 치는 것보다 지금 어떤 소리가 가장 먼저 들려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3. 박자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지는 않을까?

연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템포가 빨라지는 경우가 있다.

어려운 부분에서 마음이 급해지면서 빨라지기도 하고, 반대로 쉬운 부분에서 흐름이 처지는 경우도 있다.

메트로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숫자만 맞추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연주하면서 어느 부분에서 박자가 흔들리는지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는 메트로놈과 맞는데 특정 마디에서만 빨라진다면 그 부분을 따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어느 부분에서 템포가 달라지는지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연습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4. 양손이 정말 정확하게 맞고 있을까?

학생들은 자신의 양손이 생각보다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특히 빠른 음표를 양손으로 동시에 연주할 때는 손이 아주 조금 어긋나도 연주하는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양손이 맞지 않는 부분은 일단 속도를 낮춰보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한 손씩 확인한 뒤 다시 양손으로 맞춰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빠르게 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두 손이 같은 순간에 정확하게 소리를 만들고 있는가다.

5. 어려운 리듬을 손가락만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을까?

리듬이 복잡한 부분은 손가락만 계속 움직인다고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는 학생에게 어려운 리듬을 말로 읽어보게 할 때가 있다.

“다가다가”, “딴 따가”처럼 학생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리듬을 나누어 보는 것이다.

꼭 특정한 말을 외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손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리듬의 구조를 머리로 알고 몸으로 옮기는 것이다.

리듬이 계속 흔들리는 부분이라면 피아노에서 잠깐 손을 떼고 말로 읽어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될 수 있다.

6. 빠른 부분에서 소리가 뜨고 있지는 않을까?

빠른 곡을 연습하다 보면 음을 놓치지 않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음은 맞는데 소리가 너무 가볍게 뜨거나, 음의 시작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이때 무조건 힘을 더 주려고 하면 오히려 손이 굳을 수 있다.

먼저 어느 부분에서 소리가 가벼워지는지 찾아보고,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터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빠르게 치는 것과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은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속도가 올라가도 내가 원하는 소리가 그대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들어봐야 한다.

7. 악상기호가 실제 소리로 나타나고 있을까?

악보에 p, f, crescendo 같은 표시가 있으면 학생들은 그 부분을 지키려고 한다.

그런데 머릿속으로 “여기서 커져야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소리가 커지는 것은 다르다.

악보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주를 들어보면 크고 작아지는 변화가 거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악상기호를 보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그 변화가 실제 소리로 들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크레셴도는 시작점과 끝점의 차이가 충분히 느껴지는지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8. 페달이 음악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있을까?

페달을 사용하면 소리가 풍성해진다.

하지만 화음이 바뀌는 부분에서 이전 울림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새로운 화음과 섞이면서 소리가 흐려질 수 있다.

학생은 페달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들어보면 화음이 지저분하게 겹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페달은 많이 밟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에 바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화성이 바뀌는 부분은 페달을 넣은 상태와 뺀 상태를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더 쉽게 들을 수 있다.

9. 안 되는 부분을 같은 방법으로 계속 반복하고 있지는 않을까?

연습하다가 어려운 부분을 만나면 같은 방법으로 계속 반복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여러 번 반복했는데도 같은 곳에서 계속 틀린다면 그때는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방법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 속도를 낮춰본다.
  • 한 손씩 따로 연습해본다.
  • 어려운 몇 음만 떼어낸다.
  • 리듬을 바꾸어 연습해본다.
  • 손가락 움직임을 다시 확인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다양한 방법을 많이 해보는 것이 아니다.

지금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이유에 맞는 방법을 하나 선택하는 것이다.

10. 한 번 연주하고 바로 다시 하지 말고 무엇이 달랐는지 생각해볼까?

연습을 오래 하다 보면 한 번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방금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바로 반복하면 같은 연주를 계속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한 번 연주한 뒤 잠깐 멈춰보는 것도 필요하다.

“방금 뭐가 가장 아쉬웠지?”

“어느 부분에서 흐름이 달라졌지?”

“다시 한다면 무엇 하나만 바꿔볼까?”

이렇게 하나를 정하고 다시 연주해본다.

그러면 같은 두 번의 연주라도 두 번째 연주에서는 분명 다른 목표가 생긴다.

[마무리] 연습시간을 실력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확인’이다

피아노 실기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연습하면서 예비박을 생각하고, 소리의 균형을 확인하고, 박자와 리듬을 살펴보고, 양손이 맞는지 듣고, 빠른 부분에서도 소리가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악상이 실제로 들리는지, 페달이 깨끗한지, 안 되는 부분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돌아봐야 한다.

정리하면 연습할 때 이런 것을 한번씩 확인해볼 수 있다.

연습 중 확인할 것스스로 물어볼 질문
시작첫 음과 예비박을 생각했나?
소리어떤 소리가 가장 먼저 들려야 하나?
박자특정 부분에서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나?
양손두 손이 정확하게 맞나?
리듬리듬의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나?
빠른 부분속도가 올라가도 소리가 유지되나?
악상악보의 변화가 실제 소리로 들리나?
페달화음이 지나치게 섞이지 않나?
어려운 부분같은 방법만 반복하고 있지는 않나?
다시 연주할 때방금 무엇을 하나 바꿔볼까?

이 열 가지를 한 번에 전부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늘은 리듬만 보고, 다음 연습에서는 소리의 균형을 보는 식으로 하나씩 확인해도 된다.

피아노 실기 연습은 결국 손가락을 움직이는 시간이 아니라 내 연주를 하나씩 점검하면서 바꾸는 시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연습시간이 부족하다고 무조건 불안해하기보다, 내가 앉아 있는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먼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ensoul411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